오르르 피였다가
우르르 무너지고
사르르 찾아왔다
스르르 사라져도
두고 간
봄빛 고마워
다시 고운 꽃보라
그 한마디
입에서 떨어지면
깃털처럼 가벼워
머얼리 날아갈가
한평생 묵언하고
가슴에
심어 가꾸며
튼실하게 키우리
청명
물안개 짙은 하늘
슬픔이 자욱하다
이 땅을 차분차분
쓰담는 손길이여!
간곡한
망자의 묵념
사는 봄빛 만만세
타향
고향을 멀리 떠나
도회로 온 나무들
한낮엔 볕에 익고
한밤엔 님의 생각
언제면
그리움 하나
말쑥하게 둥글가
반성
웃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고
자식을 탓하기 전
자신을 돌아보라
효도는
가꾼 그대로
돌아오는 부메랑
노을
꼭 같은 노을인데
의미는 같지 않다
아침은 시작이고
저녁은 끝이여도
평생을
불태운 홰불
후회 없는 삶이다
회한
아버지 계실 때는
까맣게 몰랐어요
땅 속에 깊이 묻힌
뿌리로 살으신 줄
이제야
알 것 같은데
행차 뒤가 되네요
메아리
갔다가 고스란히
되오는 내 목소리
입에서 떨어지면
내 것만 아니여라
날 떠난
울림이 되여
다른 내가 되더라
봄은 내 곁에
차례진 나의 봄은
어언녕 떠났지만
해마다 오는 봄은
내 몫이 그대로다
흐름만
탓하지 말고
계절 인연 아끼소
3부지(三不知)
부모의 자식인데
부모를 잘 모른다
자연의 일원인데
자연을 무시한다
결국엔
두고 가는데
욕심타령 한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