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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신문 > 동포

할빈시 진흥과 후대들의 교양에 기여할터

-일본생활 24년째의 할빈조1중 전임교사 정진선생과 그의 제자들

2023-04-27 14:11:07

"이번 할빈행차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였습니다. 날로 변화발전하는 할빈시의 모습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4월 21일 할빈시에서 만난 우아한 모습의 정진선생(郑珍1967년생)의 귀국소감이다. 50대 중반의 녀성이라고는 전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갸름한 얼굴에 멋진 모자를 이쁘게 눌러쓴 그녀의 행동거지는 마치 영화에서 볼수 있는 일본녀성들처럼 겸손하고 조심스러우며 례절스러워서 특히 인상적이였다.

알고보니 그는 일찍 할빈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7년간 교편을 잡다 일본 류학을 떠났다고 한다.  

"이번에 와서보니 그때 배워주던 제자들이 너무나 훌륭하게 자라나서 긍지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할빈발전과 후대들의 교양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20여년 일본에 가 있어서 학생들과 후대들을 위하는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어 보였다.

"정진 선생님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학교때 한어선생이고 또 저의 반주임을 맡았는데 항상 이쁘고 멋지며 또 학생들에게는 엄한 선생이였습니다."

정진 선생과 함께 동행한 학생 윤홍(尹红 1984년생)씨가 옆에서 소개했다. 당시 학생이던 윤홍씨는 현재 할빈시에서도 이름난 중경(中京)국제항목관리회사의 사장직을 맡고 있다.

이들의 대화는 정겨운 학창시절과 일본유학생활로 돌아가기도 하였다.

고향이 흑룡강성 목단강시인 정진선생은 1986년 목단강시조선족중학교를 졸업하고 목단강사범대학 중문과에 입학하였다. 대졸후 분배받은 직업이 할빈시조선족제1중학교 교사였다.

그로부터 7년간 그는 학교에서 초중 한어교원 겸 담임을 맡아왔다. 1999년 일본으로 류학가기전에 맡은 반이 바로 윤홍이네 반이였다.

정진선생과 제자 윤홍학생의 다정한 모습  

"윤홍, 민우홍, 김뢰, 리청송, 박일성, 주해봉, 송정철, 최금옥, 리청송, 김운빈…" 24년전에 맡은 반급인데도 정진 선생의 입에서는 그때 학생들의 이름이 줄줄 나오고 있었다.

초중 1학년부터 애들을 데리고 2학년까지 올라온 반급 아이들에 대한 정진 선생의 사랑은 각별하였다. 자애롭고 친화력이 강하면서도 아이들의 나쁜 습관과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엄격하게 제지하였다.

"그때 한 학생이 너무나 말썽 피워서 막 때려놓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만날줄이야. 웬걸 가장 반갑게 맞아주는게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선생님, 그때 저를 때리지 않았으면 제가 사람구실 못했을거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너무 고마워서 두손을 꼭 잡고 감격의 기쁨을 만끽했어요"

정진선생의 말속에서 마치 그 만남의 감격스러운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전선생의 특유한 친화력으로 이 반급은 전체 학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따냈으며 학생수도 근 60명에 달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정진선생이 부득이한 원인으로 일본으로 류학가게 되였다.

어린 동생, 자식 같은 아이들을 떼어놓고 혼자서 일본으로 떠나는 그녀는 며칠동안 밤장을 설쳤다. 아이들에 대한 미안과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편지를 쓰는 것이였다. 근 60명 매 학생에게 근 20장에 달하는 손편지를 한편한편 써서 보내주었다.

"…너희들과 함께 한 시절이 나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였단다… 비록 내가 옆에 없더라고 너희들은 앞으로 꼭 인성이 바른 훌륭한 인재로 자라나야 한다…"

정진 선생이 떠나는 날 학생들은 떼를 지어 할빈기차역으로 몰려갔으며 떠나는 선생님과 손 흔들고 작별하면서 펑펑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이들이 3학년을 졸업하던 해, 반급 아이들은 정진선생이 일본에서 송금해온 2000원이란 큰 선물을 받았다. 역시 편지 한장도 함께 왔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너희들이 너무나 고마워. 작은 성의지만 졸업식때 회식에 보태쓰려무나…"

일본으로 류학간 상태에서도 학교에 두고온 학생들을 잊지 못해 아글타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보내온 정진선생의 소행은 전체 반급 아이들의 마음속에 깊은 각인을 심어주었다.

정진선생은 그간 일본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면세점 호텔 프런트 등 직장을 거쳐 일본 하네다공항(羽田机场)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근무를 하였으며 최근에는 동경 시청에서 중국담당 관광과(중일한 통역)에 근무하고 있다.

정진선생이 귀국하여 할빈에 왔다는 소문을 듣고 제자들이 너도나도 몰려들었다. 위챗단체방에 '정진선생님반'을 개설하였는데 수십명이 가입하였다.

선생이름으로 반급위챗이름을 명명한 것은 아마도 보기 드물것이다.

짧은 할빈일정이였지만 정진선생은 여기저기서 부르는 제자들의 성의에 마지못해 한두번 식사장소에 나가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정진선생이 제자들인 윤홍, 민우홍, 김뢰 세명과 함께 커피를 마시던 중 한마디 제안을 하였다.

"나는 그때 제대로 여러분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려요. 지금이라도 현재 학교에서 공부하는 우리 후대들이 우리말과 글을 잘 배워 사회에 나와 훌륭한 인재가 되였으면 좋겠어요. 이들을 돕기 위해 선생이 오늘 5000원을 기부할터니 장작을 피워 불길을 태우듯이 학생들이 함께 동참해주면 더없이 고맙겠소."

"선생님, 나도요"

세명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호응해나섰다.

이 사실은 금방 정진반위챗방에 올려져 더욱 열띤 호응을 받아왔다.

잠깐사이에 3만원이라는 거금이 모아졌다고 한다.

"이 성금을 앞으로 우리 후대들의 교양과 발전에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애심이 선행이 되여 더욱 많은 유지 인사들이 참여하여 지속적으로 이어갈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진선생의 위챗방에 올린 진심어린 당부이다.

"이번에 할빈에 와보니 최신식 지하철이 들어서고 건물 시설들이 일본보다 더 새롭고 깨끗했습니다. 할빈시가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일본에서 쌓아온 인맥관계와 노하우를 활용하여 할빈시 경제진흥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할빈에 와서 오랜만에 윤홍, 민우홍, 김뢰 등 제자들을 만나보니 하나같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였습니다. 고마움을 알줄 아는 이들과 함께 손잡고 앞으로 할빈시 진흥발전과 후대들의 교양에 유익한 일들을 해나가겠습니다."

정진선생의 진정어린 말들이다.

24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이 없는 정진선생과 그의 제자들간의 끈끈한 우정, 이번 만남을 계기로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거듭나 또다시 멋진 스토리를 이곳 할빈시에서 엮어가기를 기대해본다.

/박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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