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적막 적시며
찬비가 억수로 내린다
여전히 그 자리에
홀로 서있는 외로운 가로등
찬비에 흠뻑 젖은 그대로
떠나간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린다
말없이 조용히 행여나
어두운 그 길만 비추고있다
허기진 그리움 달래며
외로운 아픔을 삼키며
날이 새도록
그 길만 비추고 있다
너무나 오랜 기다림에 지쳐
그 빛도 가물가물
엷어 진다
애절한 그리움 끝에
바장이면서
오늘도 그 자리에
또다시
저녁의 쓸쓸함과 고독을 마주하고
희미한 추억 속에 헤맨다
확실한 기약도 없이
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기다림은 아픈 그리움이다
기다림은 잊혀지지않는 추억이다
너를 한가슴에
소중히 담아 두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보고 싶다는 말도
기다려 진다는 말도
할 수 없이 안타깝다
매 긴긴 밤의
침묵으로 접하는
가슴 저린 고독을
너는 알고 있느냐?
그 여리고 가련한
외로움을
너는 아느냐?
길어지는 한숨소리에
기다림의 그림자가
쓰러질 듯 달려와
칭칭 감겨 흐느낀다
오늘도
그 때의 그 자리에
기다리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