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설을 앞둔 연변의 거리를 붉은 등불이 물들일 때쯤 한 해의 마무리를 짓고 새 봄을 맞이하는 마음이 무르익는다. 이곳 연변 기업가들의 단체,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회장 한걸)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특별한 바쁨이 시작된다.

설을 앞둔 2월 10일, 협회는 19개 회원사가 생산한 31가지 제품으로 구성된 가치 500원 상당의 '설 선물세트'를 제작해 모든 회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선물세트에는 협회의 따뜻한 마음과 지역 경제 공동체를 향한 간절한 념원이 담겨 있다.
하나의 맛, 세트에 담은 공동체 정신
유기농 입쌀부터 찰떡, 떡국, 감자탕, 삼계탕, 명태, 김치, 낫또에 이르기까지 선물세트 안에는 연변 조선족 기업인들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회원사가 자랑하는 제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 끼의 풍성한 설날 밥상처럼 조화를 이룬다.

이는 2022년부터 이어온 협회의 전통사업으로 하나의 년말선물이 아닌 '회원사의 지혜와 작품을 홍보하고 회원사 간의 내부 소비를 촉진하며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차별화된 운영 철학의 발현이다.
한걸 회장은 "이 선물세트가 소비품만이 아니라 회원들 간의 뉴대를 강화하는 매개체이자 회원사 제품이 더 많은 가정의 행복하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협회는 '회원사-협회' 쌍두마차 체제로 회원사들의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가며,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땀과 웃음으로 뭉친 조직력, 한 시간 반의 기적

이번 선물세트 제작 과정에서 협회 회원들의 조직력과 협업 문화가 빛을 발했다. 협회는 회원들을 4개 팀으로 나누어 포장 작업을 진행했는데 경쟁을 유도한 덕분에 불과 1시간 30분 만에 100여 개의 박스가 완성되는 기염을 토했다. 현림해, 김연, 최문, 태경호, 손성욱, 권영욱 등 젊은 회원들은 무거운 박스를 나르며 땀을 흘려도 싫은 기색 하나 내비치지 않았다.
이 과정은 기업인들의 헌신과 근면, 강한 집단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며 서로의 등에 땀을 닦아 주며 웃음을 나누는 모습에서 진정한 공동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업무 분담을 넘어 서로를 격려하고 도우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연변 조선족 기업가들의 끈끈한 단체정신을 보여주었다.
세심한 관리로 키우는 기업가 정신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의 회원 지원은 설 선물세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라이브방송을 통한 회원사 제품 전국 판매 지원, 회원 생일마다 보내는 생일케이크,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운동대회, 전문 특강, 회원사 탐방을 통한 적극적인 제품 홍보 등 세심한 회원 관리를 통해 회원들의 사업과 삶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각종 경제 박람회 참석 지원, 기업 매칭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회원사들의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 제품으로 행복한 설날밥상 차리기'라는 이번 행사는 조선족 특유의 문화적 정체성과 기업가 정신을 살리면서 협회의 취지도 전달하는 1석 4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의 협회는 따뜻한 대가정입니다"
선물을 받은 한 회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협회는 우리의 따뜻한 대가정입니다"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자사 제품이 선물세트에 포함되어 다른 회원들에게 소개될 수 있어 기쁘다. 이는 실질적인 홍보 효과로 이어지고 서로의 제품을 알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의 설 선물세트 사업은 단지 년말 행사를 넘어 회원 간 네트워크 강화, 내부 경쟁력 확보, 공동체 의식 고양이라는 다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활동이다. 특히 조선족 기업인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협업 문화와 상생 모델은 지역 경제 공동체 운영에 귀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눈 덮인 연변 땅에 봄의 기운이 스미기 시작할 때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의 이 작은물은 회원들 사이에 더 큰 신뢰와 협력의 씨앗이 되어 자랄 것이다.
지속적인 회원 협업과 지원을 통해 협회는 회원사들의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연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중화민족 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이들이 나누는 작은 선물이 모여 지역 사회 고품질 발전을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강빈 길림성 특파원, 최미화(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