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그리움을 안고 연길홈장은 그들을 기다렸다. 수만개의 가슴이 하나로 뛰는 연길시전민건강체육장, 붉은 물결이 출정하는 용사들을 감쌌다. 팬들의 간절한 념원은 함성이 되여 마침내 연변룡정커시안축구팀(이하 연변팀)의 용사들에게 닿았다.
9월 13일 오후, 이날 연길의 하늘은 더욱 붉었다. 17000여명 팬들의 뜨거운 심장이 박동하며 환성으로 메아리치는 가운데 연변팀은 장엄한 교향곡을 완성했다. 상해가정회룡을 상대로 한 1-0의 값진 승리를 안아왔다.
경기 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던 이기형 감독은 리강, 허문광, 서계조, 누녜스, 리룡으로 수비 라인을 구성하고 김태연, 도밍구스, 박세호를 중원에 배치했다. 최전방에는 포부스와 우카추쿠를 내세운 5-3-2 전형을 선택했으며 골키퍼에는 구가호가 출전했다.
왕붕과 황진비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함에 따라 이기형 감독이 수비와 공격 라인에서 어떤 전술적 조정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였다.
전반전부터 연변팀의 드라이브는 거셌다. 우카추쿠의 날카로운 발톱, 포부스의 예리한 움직임이 상해의 방어벽을 흔들었지만 아쉽게도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연변팀의 포기는 없었다. 그들은 믿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찾아왔다. 후반 64분18초, 코너킥 찬스. 경기장 전체의 숨이 멎었다. 도밍구스가 공 앞에 섰다. 그의 발에서 뿜어져 나온 크로스는 마치 예정된 운명처럼 상대 문전 가장 깊은 곳으로 안착했다.
그 순간, 승리의 환호성으로 연길 홈장은 시간이 멈췄다! 연변팀의 한 달 만의 귀환이 희망의 골로 완성되는 순간이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한명 더 있었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철벽같은 중원을 지켜낸 김태연,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300경기 출전의 무게와 전설이 서려 있었다. 팬들이 그에게 보낸 환호는 한명의 투사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결승골 이후 연변팀의 공격물결은 거세졌다.
74분경 연변팀은 우카추카를 내리고 리세빈을 투입하며 첫 교체를 단행했다. 포부스와 김태연의 련이은 강슛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수비진은 철옹성처럼 단단해 상해의 반격을 흔적 없이 잠재웠다.
후반 추가 시간 7분이 흐르는 동안 연변팀은 두번째 교체카드로 허문광을 리달로,김태연과 도밍구스 대신 왕자호와 천창걸을 투입하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연변팀의 투지는 조금도 식지 않았다. 대방에 추호의 반격 기회를 주지 않았고 문을 꽁꽁 잠궜다.
마침내 경기가 끝나는 휘슬 소리. 선수들과 감독진, 그리고 일만 칠천의 열두 번째 선수가 하나 되여 이 감동의 순간을 희열로 나누었다. 이 값진 승리는 한 달을 기다린 팬들에게 돌아온 가장 소중한 선물이였다.
연변팀은 9월 20일, 섬서련합과의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오늘의 승리와 감동을 가슴에 새기며 그들은 다시 희망의 려정을 떠난다. 영고라인을 따라 펼쳐질 다음 이야기도, 반드시 투혼을 불태우며 감동적인 드라마같은 경기로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강빈 길림성 특파원, 사진 박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