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하게 굴러가는 세월
그 누가 막을수 있으랴
오늘도 작은 소망 안고
나는야 세월과 동행한다
달마다 줄어드는 달력에
인생을 맡기지 않고
찬란한 태양 반기며
아름다운 소망 키워간다
굴뚝에서 연기 뿜듯이
부풀어 오르는 나의 꿈을
눈감고 두손 잡고
휘영청 밝은 달에 빌어본다
늦게나마 움트는 배움의 씨앗
풋풋한 흙냄새 일깨우며
석양노을 진붉게 하리라
혼신의 열과 성을 다하리라
갈대
음달진 저 진펄땅에
갈대가 힌머리 산발하고
세월이 빠르다고 하소연하네
여름내 속없이
쉼없는 바람에 흔들흔들
오고 가는 바람에
내내 마음 썩이네
갈대야 속대없이
당해로 끝을보는 너의
인생도 고달푸구나
어디 한번 머리 번쩍
강하게 내 주때 세워바라
언젠가 너도 배짱이 설거다 .
고향의 느릅나무
내 고향 산간 마을 한 복판에
수십년 뿌리박고
거연히 서있는 느릅나무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 밑에서
할아버지 흰수염 어루쓸며
구수하게 들려주는 옛말추렴에
개구쟁이들 두눈만 깜빡깜빡
느릅나무는 의연하건만
고향마을은 거칠어져
서로가 정주며 오손도손하던
오붓한 산간마을에
그젯날 정든 모습
찾을바 없구나
오늘도 변함없이
새봄 맞는 느릅나무여
그대는 고향의 수호신
겨우내 얼어붙었던
랭가슴 녹이면서
강의한 모습 보여준다
오동나무숲에
뭇새들 날아들듯이
보짐지고 고향 떠난이들
언제면 고향을 다시 찾을가
언제면 그젯날처럼
웃음소리 골짜기 메울가
정녕 그때를 그때를
이마에 손언고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