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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숨 쉬는 창가 - 설련이

2021-12-12 15:10:03

한때 우리집 창가에 비둘기 몇마리가 자주 와서 구구거렸다. 처음에는 그렇겠거니 했는데 계속 오니 녀석들이 귀엽고 고마와서 먹거리를 뿌려주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이 녀석들이 매일 찾아오는 게 아닌가. 재미들어서 나도 계속 모이를 주었다. 한 2, 3년 됐을가. 나는 그렇게 신들린 듯 비둘기 모이를 주었고 비둘기들 역시 거의 반사적(이건 순전히 내 느낌이다)으로 나를 찾아왔다.

한번은 눈이 엄청 온 날이였는데 비둘기 한마리가 베란다 귀퉁이에서 집안을 말똥히 들여다보다가 나와 눈이 맞추치자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고개마저 주억거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아, 고놈 참 신통한데. 나는 그날 그렇게 오래도록 비둘기와 눈길로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비둘기들이 무슨 영문인지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발길을 끊었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 아닐가? 은근히 조바심이 났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다시 더 소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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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집 창가에 새 친구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비둘기들이 배고프면 언제든 와서 먹겠지 하고 뿌려두었던 베란다의 먹거리들을 참새들이 찾아와서 먹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참새들은 벌써 날이 희붐히 밝기도 전에 날아와 재잘거린다. 온종일 창가에서 포롱포롱거리면서 우리 베란다가 꼭 저희들 놀이터인 줄 안다. 그렇게 시작된 참새들의 방문, 사시장철 눈이 오고 비가 와도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집에만 날아드는 참새들이다. 그 많은 창가를 외면한채 우리집만 찾아오는 게 신기하다면 신기할 따름이다. 짹짹짹 소리도 첨에는 반가웠고 얼마쯤 지난 다음에는 성가신 듯 하더니 이제는 그 소리를 듣지 않으면 웬지 허전해나기까지 한다.

새들은 낮에 와서 실컷 놀다가 밤이면 어디론가 날아가 잠을 자고는 아침이면 어느새 포롱대며 와서 온갖 요란을 다 떨어댄다. 어쩌면 그렇게 매일 나한테 기쁨을 배달해주고 축복을 해주는가 싶다.

하참, 오늘도 저렇게 란간에 촘촘히 앉아 서로서로 입맞춤하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매일 일어나 처음으로 하는 일이 참새에게 모이를 주는 일인데 모이를 주려고 창문을 살짝 열고 조심스레 다가가면 어느새 그걸 알아챘는지 금방 날아가는척 하다가도 모이를 주기 바쁘게 다시 살같이 날아오는 참새들은 정말이지 기특하기 그지없다.

지금은 모든 게 눈에 덮히고 모든 먹거리가 부족한 한겨울이라지만 겨울새답지 않게 토실토실 살찐 녀석들이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이제 몇년을 매일 만나 정이 든 걸가. 하루라도 못 보면 왜 그리 허전한지. 똑마치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자식들이나 진배없다. 이런 게 정이란 걸가.

우리 사이에는 말 한마디 나눈 적도 없다. 다만 서로의 눈빛으로, 서로의 행동으로 우리는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나는 참새들한테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때론 카메라에 담아 내 자식 자랑하 듯 자랑도 한다. 애완동물마냥 마음의 위로를 받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나는 다만 한줌의 모이를 주지만 녀석들이 나한테 주는 것은 결코 물건의 부피나 값어치로 환산할 바가 아니다. 더구나 녀석들 덕분에 우리집 창가가 생기를 띠고 살아 숨쉬는 것 같아 나는 너무 행복하다.

새들아, 내 새끼들아, 새해에도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꾸나. 우린 벌써부터 한 가족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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