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삿갓 벗겨지고
홍관이 씌였으나
뜨락은 황량하여
슬픔이 서렸어라
주인님 기다리는가
굴뚝바람 처량타
마른 나무
푸른 잎 어디 가고
비바람 시달리나
몸부림 치는 가지
어미가슴 허비는데
불길로
활활 타올라
오염잡탕 태우리
사는 보람
푸른 옷 벗으라니
남 몰래 서럽다네
이다지 잠간 삶은
뭣하러 생겨났나
이슬은 생이 짧아도
무한 빛을 남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