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흙-인간과 만물의 모신(母神)과 수호신- 현춘산
금와왕신화에 따르 면 늙도록 후사가 없었던 해부루가 산천에 제를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타고 가던 말이 큰 돌을 마주하여 눈물을 흘리자 사람들을 시켜 돌을 치우고 보니 그 자리에 금빛개구리모양의 사내아이가 있었다. 왕이 크게 기뻐 그애를 길러서 태자를 삼으니 그가 바로 금와왕(金蛙王)이였다. 그가 돌밑의 흙에서 나왔은즉 흙은 돌과 함께 해금와를 탄생시킨 모친토템이였다.
흙은 인간을 탄생시키고 인간을 보호한 토템이였다. 우리 선조들의 관념에 대지는 남성적인 하늘과 짝지어진 녀성적인 존재로 인정되여 인간과 만물의 모신이자 수호신이였다. 헌강왕대의 토지신의 이야기가 바로 인간에 대한 흙토템의 보호를 보여주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 시절은 태평성대였다. 그 풍요한 세월을 즐기느라 왕과 신하들이 여념이 없을 때 한번은 왕이 동례전에서 연석을 베풀자 토지신이 나타나 춤을 추었다. 나라의 위기를 지신(地神)이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춤으로 예고하였으니 흙신령은 헌강왕에게 나라의 위기를 알려준 수호신토템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