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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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주름 세월로 일궈세운 한뙈기 경작지에 땀방울 심어 싹튼 웃음꽃 향긋한데 별낳소 기름진 땅에 풍년노래 울리오 눈꽃 모질게 시린 계절 언 가슴 한껏 피워 가지에 접목하니 환생이 새하얗소 혼백을 지킨 몸부림 찬바람에 억쎄오 성에꽃 차가운 옹고집을 밤새껏 묵색이다 희슥한 설움 품고 피여도 얼었으니
  • 나는 거의 매일 뭐든지 베끼고 쓴다. 마음이 한가롭거나 기쁨이 벅차오를 때 그리고 기분이 울적하거나 화가 치밀 때도 노트를 펼쳐 글을 베끼거나 글을 쓴다. 그렇게 베끼고 쓰노라면 헝클어졌던 머리도 맑아지고 불같은 분노도 어느새 누그러지며 마음은 고요한 평정을 되찾는다. 기분이 좋거나 즐거운 일이 있을 때면 천천히 커피를 마시듯 또박또박 한글자 한글자 정성들여 베낀다. 슬프거나 힘들 때도 그런 일들을 쭉 적어보며 자신을 다독이고 위안한다.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은 어느덧 홀가분해져 이튿날이면 가슴을 쭉 펴고 새 아침을 맞이한다. 글을 베끼고 쓰다보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수 있게 된다. 베껴 쓴 글 속에는 무궁무진한 생각과 사상과 철학이 담겨져 있어 나를 갈고 닦고 승화시킨다. 그렇게 베끼고 쓴다. 조용히 앉아 베끼고 쓰노라면 나는 마치 수행자가 되여 먼 길을 떠나는 것만 같다. 그렇게 베끼고 쓰며 지나온 세월 내 마음은 한결 너그럽고 따뜻해진 것 같다. 그렇게 베끼고 쓰는 동안 내 마음도 내가 베끼고 쓴 글만큼 깊어지고 넓어진 것 같다.
  • 나는 1년간의 시간을 리용하여 ‘흑룡강신문’에 련재할 ‘남영전 토템시의 문화상징’을 집필하였다. 이 시리즈에서 필자는 영물시와 토템시의 구별을 밝히는데 목적을 두었다. 남영전선생은 중국시단에서 처음으로 토템시라는 전혀 새로운 시가령역을 개척한 시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하나의 동일한 물체가 영물시와 토템시에서 각기 부동한 뜻을 가진다. 영물시에서의 물체는 변함이 없는 원래의 뜻이지만 토템시에서의 물체는 씨족의 조상을 탄생시킨 조상신인 토템이다. 한마디로 본질적인 구별이 물체와 조상신이다. 영물시는 비유, 은유, 의인화 등 수법으로 물체에 그 어떤 뜻을 기탁한다. 토템시는 조상신의 형태와 특성을 빌어 조상의 정신세계와 추구를 상징수법으로 표현하기에 과거, 현재, 미래가 이어진다. 필자가 ‘흑룡강신문’에 련재하게 될 ‘남영전 토템시의 문화상징’은 바로 영물시와 토템시의 구별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남영전 토템시에서 표현된 토템의 상징이미지를 분석하였다.
  • ​오늘은 2021년의 마지막 하루, 래일이면 고래희에 들어선다. 인간칠십 고래희란 사람이 칠십살까지 사는 일은 예로부터 드물다는 뜻으로 저명한 시인 두보가 인생의 짧음을 통탄하여 지은 시에서 남긴 말이다. 십년전만 해도 고래희는 남의 일처럼 여겨왔었다. 인젠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제 발등에 떨어진 불로 되여버렸다.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이 발등의 불은 도저이 꺼버릴 수 없다. 꽃잎 흩날리는 강변을 술에 취해 걸으며 한탄했던 두보의 탄식이 진짜 남의 일 아니다. 어느덧 한해를 보내고 고희를 맞게 된다. 그래서인지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한구석엔 아쉬움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뒤를 돌아보면 먹고 싸고 잔 것 외에 해놓은 일의 흔적이 어떤 것인지 잘 알리지 않는다. 해놓은 일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해놓은 일이 너무 적어서인가? 분명 두주먹 움켜잡고 달려왔건만 뒤돌아보면 해놓은 것 보이지 않는 건 왜서인가? 인생이란 본래부터 이런 것인가? 이런 의문에 해답을 줄 수 없는 나다.
  • 선녀의 깨끗하고 옥같은 살결일가 락엽송 나무들이 앞서서 부지런히 뛰여 오다가 못볼 것을 보았는듯 흠칫 발걸음을 멈추고 빨갛게 얼굴 붉히며 공연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멀찍히 뒤에 떨어진 봇나무 총각들은 앞으로 가보고 싶은듯 까만 눈 반짝이며 나무 사이를 비집고 있다 방울방울 선녀의 신비한 살점 같은 물 손 잠그어 보면 매끌매끌 부드러운 감각이 온몸을 야릇하게 쓸어준다 여기 으슥히 깊은 습지에 아름다운 알몸을 숨긴 선녀가 인간들 시선에 부끄럽게 폭로되여 파란하늘 깊게 파며 옷 한장 내려주기를 고대하고 있는듯 수집어 하는 그 모습 더욱 신기하고 매혹적이다
  • “나에게 군대삼촌이 있다.” 소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에게 가장 큰 자랑이 있었다면 군대에 다니는 6째 삼촌이였다. 군복을 입은 멋진 모습만이 아니다. 그때는 군대라고 하면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신망의 대상이였다. 일년에 한두번이나 볼까 말까한 영화를 보아도 항일전쟁 영화였고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그림책들도 철도유격대나 안새유격대와 같은 그런 것이였으니 군대란 이름만큼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그런 무한의 위력을 갖고 있었다. 군대라고 해야 어쩌다가 한번 마을을 지나가는 군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전부였던 그 시절, 내 삼촌이 군인이고 마을에서도 유일한 군인가족이란 것보다 큰 자랑은 없었다. 학교에서 부모가 교원인 아이들보다도 ‘군대삼촌’이 있는 내가 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었던 그 리유이기도 하다.
  • 꿈에 그녀를 보았다. 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뽀송한 얼굴에 솜털이 귀여운 녀자애였지만 분명히 내 소학교 동창생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또 동창생이 맞는거 같기도 했다. 동창중에 이쁜 녀자애가 많지 않아서 기억에 남는 친구였으니깐. -근데 너 늙지 않았네? 나이 오십에 아직도 애기 같네? -히히~ 너도 안 늙었어. 니가 늙었다고 생각하니 늙은거지 내 보기에는 아직도 안 늙었어. 그녀의 해맑은 웃음이 오얏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너 결혼했어? -아니, 널 기다렸어… 뭐야? 난 결혼하고 아이 둘까지 있는 몸인데 내가 결혼한 걸 몰랐단 말인가? 근데 속이고 싶었다. 결혼했다는 말을 꺼내기가 웬지 모르게 꺼려졌다.
  • 버드나무는 강가의 둔치에 뿌리를 내리고 흘러가는 강물과 대화를 나누며 년륜을 새겨간다. 버드나무에는 오랜 세월 자기를 키워온 흔적인가 옹이가 우둘투둘하다. 그 옹이에서 사람들은 버드나무의 수령과 지나간 세월의 발자국소리를 듣게 된다. 강은 둔치에 버드나무가 있는 것으로 하여 안존하고 봄이면 푸른 옷을 입는 나무에게 수액을 푸짐하게 공급한다. 강과 나무는 친구이고 둔치의 버드나무에 버들꽃이 필 때면 강물은 기슭을 핥으며 출렁출렁 꼽새춤을 춘다. 강가 둔치에 있는 버드나무는 강물의 애무를 받아서인지 름름하고 미끈하다. 봄이면 남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버드나무는 일상에 쫓기던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든다. 버드나무는 예부터 사악한것을 물리치는 벽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가 벽사력을 가진 리유는 첫째로 버드나무의 한자인 류(柳)는 목(木)과 묘(卯)를 합한 글자로서 묘(卯)는 동방(東方)이며 동방은 곧 춘양(春陽)을 의미하기 때문에 음(陰)을 굴복시키고 백귀를 물리칠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버드나무의 잎의 모양이 날카롭고 뾰족하기 때문에 귀신은 이것이 무서워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예로부터 가을은 수많은 문인들의 붓끝에서 싫증나도록 묘사되여왔다. 가을추(秋)를 보면禾는 곡식화로서 벼를 가리키고火는 불화로서 뜨거움을 말하는데 뜨거운 해살에 익은 벼를 거두는 계절임을 나타낸다. 기상학적으로는 보통9~11월을 가을이라고 하나 절기상으로는 립추부터 립동 사이를 일컫는다.9월 중순 이후 대체로 가을비가 기본상 끝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강수량이 줄어들고 습도도 낮아지며 산야는 단풍과 황금빛의 오곡으로 뒤덮이게 된다. 늦가을이 되면 낮의 길이와 일조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차차 내려가며 아침저녁으로 제법 귀찮을 정도로 썰렁해난다. 말그대로 썰렁한 가을 기분을 자아낸다. 가을철엔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이 끼여 이채를 돋구는가 하면 봄철부터 다사했던 농사일을 한단락 끝내고 좋은 날씨를 택하여 축구경기, 륙상경기, 씨름, 그네 등 민속색채가 다분한 경기를 벌여 다분한 농사일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보기도 한다. 가을은 농사의 결실을 보는 수확기면서 추수 감사의 민속 행사가 많은 계절이다. 그중에서도 큰 명절인 추석을 꼽을 수 있다. 추석이 오면 멀고먼 지방에 흩어져 살던 가족성원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모여 조상을 모신 산소를 찾아 성묘도 하고 오손도손 모여앉아 명절음식을 먹으면서 그립던 정을 나누기도 하는 등 민속행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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