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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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천천히란 뜻풀이를 흘러내리는 진물에서 읽었다 자갈에서 바위까지 멍 때리고 가다 굽이돌 때 삭정이 하나도 언덕이란 걸 알았다 절망을 참으며 기여 온 여기까지 타액으로 균형을 바로잡기엔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했을 뿐이다 홀로 감당하기 힘들어 느린 절주로 화풀이를 해봐도 잡생각으로 풀 수 없다는 걸 알고 부지런히 옮겨지는 몸체가 찍은 도장이란 것도 알았다 한뼘이 하루의 품삯이 되더라도 허울을 버려야 하는 섭리 속에 배고픔을 잊게 만드는 먼 거리 가는 길이 톱는 오르막이란 걸 믿었다 살아간다는 숨소리가 살아있다는 것 얼굴 주름 한 올 휘여서 갈고리를 만들었더니 걸린 게 빛이라 벗어나려는 한낮이 보금자리 틀고 허리 쉼해 땀이 나는 나 훔쳤더니 하늘에 갈고리가 뜬다 무지개였다 맑은 날의 무재기는 드문일인데 땡볕에 휘여 있는 저 그림 한폭 그걸 얼굴이라 썼더니 못난 자화상으로 된 듯 나도 저렇게 살아남기를 다짐하면서
  • 따스운 해살과 비단결 실바람이 파아란 하늘에서 만나던 날 고드름 매달린 빙설의 처마 밑에서 락수물 떨어지는 가락이 울리였다 그것은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다가오는 소리였다 델타와 오미크론*의 발톱에 마구 찢기고 멍든 고개를 넘어 하늘의 뜻을 받든 섭리의 자연이 또 하나의 봄을 해산한 것이다 아픔과 슬픔을 딛고 삼동의 사슬을 끊어버린 바람 고운 해토의 양지에서 연록의 머리를 들고 부활을 꿈꾸는 새싹의 정신은 얼마나 눈물겹도록 사랑스러운가
  • 너 나의 목숨이 불안하고 너 나의 장래가 기약없는 미래일 때 이제 세상을 당금 끝내는 사람의 심정으로 사랑시 한수 남기고 싶다 아직도 너무나 미련 많은 세상 아직도 너무나 미련많은 이 땅떵어리 날마다 그리운 너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많은 사랑을 미처 주지 못했는데 언제 어디에서 인사도 없이 바람처럼 훌훌 가벼이 떠날 수도 있는 이 계절 참담한 현실이 나를 서두르게 한다
  • 운명의 질곡에 내려 앉아 내불지 못 한채 묵묵히 피고 지는 꽃들에겐 어떠한 속정들로 애타고 있을걸가 혹독한 겨울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 갈매기가 쓸쓸한 낙도를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결코 무엇이였을가 나는 왜 모든 유산을 뿌리치고 배낭 하나에 별과 여한과 백의의 혼만 담고 이방이 아닌 이방에서 방랑해야만 했었던가 오늘도 계절을 잃은 텅 빈 창공은 빨간 태양을 등에 메고 스쳐가는 철새 떼의 비명소리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새한테는 둥지가 있고 개미한테는 굴이 있다 따뜻한 둥지 아늑한 굴 나에게 고향은 돌아갈 둥지이고 굴이다 나무잎 떨어지며 뿌리를 덮고 바람은 불어와 강물을 휘젓는데 가을바람이 옷자락 들추며 락엽이 우수수 떨어지니 고향 생각에 마음이 추워난다 고향의 산 그대로 서 있고 고향의 강은 그대로 흐르건만 만나는 얼굴 생소하고 들리는 말투 달라졌다 고향이라 찾아 왔건만 사랑을 속삭이던 보금자리 종적을 감추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오매에도 그리던 고향이런가 여기가 정녕 꿈결에 떠오르던 고향이런가
  • 소꿉시절의 근거지 언젠가 매력에 눈부실 춘하추동 겸비된 락원 어딜보나 자랑찬 화폭 풍만한 어머니 젖가슴 세월 흘러 얼굴 바뀌여도 선조가 남긴 뼈의 흔적은 산수화같이 눈부시나니 대흥안령 우쑤리강 흐름 천군만마 키워온 어버이 수천만년 흘러 흘렀어도 살아서는 영원히 못잊을 동방의 미래 힘의 원천 대국의 곡창 영원한 별 고향은 자랑의 그림자! 수탉의 꽁지 검푸른 붉고도 싱싱한 꼬리 언제나 뻣뻣한 성깔진 자세 웅장한 체중 뒤뿌리 칼날 말보다 행동이 앞선 사나이 앞장에 나설줄 몰라도 한 몸매 믿음 뒤심이니 큰 체중 구석구석 살펴 한가정의 위훈 그려간다 때로는 휘날리는 눈보라 온몸이 얼음같이 굳었어도 마음만은 뜨거운 불화로라 부족함 모르는 희망 샘물 호랑이 위풍 용맹도 눈부신 꼬리의 위엄이라 수탉이 홰를 치고 울어도 아름다운 꼬리 위풍이지 목공이 벽두화 그려갈 때 장백산 우거진 밀림에 누가 벼루를 갈았는가를 수탉꼬리 먼곳에서 보네
  • 노란 때깔의 족속은 왜소한 운명선에 줄을 섰다 시골길 언덕아래 삶의 기치 추켜들고 낮은 곳에서도 누리를 우러러 오월의 하늘에 홀씨가 날리면 봄날의 신천지는 어디든 좋더라 강의한 삶에는 사치를 모르거니 한 뿌리 좁은 령토에 이름 석자 붙이고 작은 그늘 그 속으로 봄기운이 스며들면 세상 사는 맛 초록은 동색이라 일컫더라
  • 꽃샘추위 이겨내고 싱글벙글 하얗게 웃으며 대롱대롱 그네 타던 목련 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자유락하한 채 땅을 베고 잠들어버렸다 아쉽다 슬프다 잠들었지만 토해낸 향기 가슴 헤집는다 만남을 위한 리별 생을 위한 아픈 송가 산다는 건 죽음을 향한 려행 동녘 하늘에선 붉은 해 바장이며 서산마루 그리고 벌써부터 스멀스멀 가슴 더듬는 애잔한 락조 유희 하늘과 땅이 살을 섞더니 지평선이 또 해산을 했다 금 한줄 그으며 순풍 낳은 피덩이 리유같지 않은 리유로 꽃들이 돌아눕는다 나무들이 기지개 켠다 서서히 걸음마 떼는 요술쟁이 난생처음 하는 세상구경이라 행여 빠뜨릴 새라 구석구석 더듬고 헤집고 핥으며 뒹군다 복불복이라 해야겠지 해종일 누렁이 혀 빼물도록 참기 어렵지만 그래도 벙어리 랭가슴 앓아야 함은 절벽이 된 채 무형의 궤적 그으며 즐기는 유희 지쳤을가 랑자하게 하혈하며 스러지는 저 모습 지평선은 또 임신을 했다
  • ​새봄의 그리움이 목마른 대지를 살포시 품어준다 축복의 품에 안긴 산과 들에 푸름이 물들어온다 병풍이 내려보는 가야의 강심에 님의 얼굴 비껴있네 양지바른 언덕에 화사하게 피여나는 봄의 노크 단잠에서 깬 생명들이 기지개 켜는 소리에 흙 속에 동장군이 눈물겨워 살며시 녹아 떠내려간다 바위에 물들은 푸른 이끼들이 햇빛에 반해 환하게 웃는다 향수에 젖어 불러보는 소꿉놀이 친구야 훈풍에 속삭이는 봄의 미소가 그냥 정겹다 밭가는 농부의 워낭소리가 봄 메아리로 이 땅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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