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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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우리 외가집의 고향은 조선 함경북도 청진시쪽으로 해변가가 제일 이쁜 곳이라고 한다. 외할머니는 생전에 여름철 새하얀 파도와 해변 대왕게의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엄마는 다섯 남매중의 셋째딸로 태여났으며 우로 언니 둘에 아래로 녀동생과 남동생 각각 한명씩 두고 있다. 두살 때 외할머니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너 연변을 거쳐 북으로 흑룡강 가목사시 화천현에 정착해 자랐다고 한다. 그뒤로 우리 아버지와 결혼을 하여 수화시 철려현으로 와 지금까지 쭉 계신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읜 엄마는 소학교를 겨우 졸업했으며 힘든 동년을 보내셨다고 한다. 키는 비록 작았지만 젊은 시절 가는 곳마다 깜찍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셨다고 한다. 지금은 칠순을 넘어 동네로인이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내 기억 속의 엄마는 그 시절 녀성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동네에서 앞장을 섰다. 봄 모내기철에는 누구보다 손이 빨랐고 여름철이면 밭김을 알뜰하게 매여 우리 집 터전은 항상 잡초가 없이 깨끗하고 야채들이 푸르싱싱했다. 가을이면 남성들 못지 않게 벼가을도 척척 잘했고 겨울이면 우리 다섯형제의 솜옷을 맵시있게 지었으며 바느질에 뜨개질까지 다양하게 잘했다. 나는 우리 엄마가 언제 한번 낮잠이나 늦잠을 주무시는 것을 전혀 본 기억이 없다. 항상 부지런하고 민첩해서 뭐든 남에게 뒤떨어져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특히 살림을 잘하고 료리 솜씨가 뛰여나 반찬이든 떡이든 순대든 뭐든 맛있게 만들어 동네 대사나 잔치 때는 꼭 불리워 다녔다. 동네사람들은 우리 엄마가 만든 생채무침의 맛을 단번에 알아맞추었다. 엄마의 손이 스쳐간 곳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이 났고 가장기물 정리에도 깔끔했으며 년세가 든 지금에도 엄마 집에 가면 먼지 한점 없고 가마목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 요놈의 팔자여 어쩜 저런 남자 만났노 어쩜 저런 녀자 만났노 티각태각 전생의 원쑤 허나 달밤이 되니 3.8선 장벽이 슬슬 몸살을 앓는다 여우같은 녀자도 목석같은 남자도 장미빛 포도주에 바싹 몸을 기댄다 열길 몰 속은 알아도 알 수 없는 한길 마음 얼마나 요상한 사람들인가 그만 달이 일러주네 사랑이란 칼로 물베기 미운 놈 떡 하나 더주기 원쑤끼리 손잡고 궁전을 짓는 일 눈 먼 시선으로 서로를 흘겨보는 일 봄 태양이 수집게 초경을 앓는다 나무는 나무의 옷을 입고 강물은 강물의 노래를 부르며 별 밝은 궁전에서 줄지어 청혼의 화살을 쏘아올린다 천지가 갑옷을 벗고 부끄럼없이 오동통 새 살을 드러낸다 그만 넋잃은 천군만마가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세월은 지금부터야 인생도 지금부터야 내 무덤가에 언젠가 죽었을 때 내 무덤가에 하나의 별이 뜨고 한송이 꽃이 피고 하나의 발자국이라도 찍힌다면 내 정녕 한점의 바람이 되여 새벽 이슬에 미역을 감고 한송이 꽃에 볼을 부비며 저 하늘 별에 시선 한번 던지고 조용히 곰상스레 감사의 일기 한편 적어보리라
  • 옛날 어느 원님이 금돼지에게 잡혀갔던 부인이 낳은 애가 꺼림칙해서 길에 버렸는데 하늘에서 학들이 날아내려와 날개를 펼쳐 그 아기를 포근히 감싸주었다. 이 광경을 본 한 로파가 천신의 보호를 받는 그 아기가 보통아이가 아니라고 여겨 거두어 길렀는데 이 아이가 후날 전기문학과 전기소설의 개척자와 시조로 된 최치원이다. 학은 최치원의 탄생을 보호해준 친척토템(수호신토템)이다. 우리 조상들이 바라보는 백학은 청초하고 고귀한 새로서 신선이 부리는 령조(灵鸟)였다. ‘군계일학’(群鸡一鹤)이란 닭무리 속의 학이란 뜻으로 평범한 사람들 중의 뛰여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옛날 선비들은 백학을 즐겨 길렀고 백학을 가까이 함으로써 자기의 도고한 품위를 나타내군 했다. 백학은 예로부터 소나무, 사슴, 불로초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 십장생(十长生)의 하나로 간주되였다. 그래서 선비들은 웃 어른의 생일에 ‘귀령학수’(龟龄鹤寿)라는 족자를 보냈다. 거부기와 학처럼 장수하라는 축복으로 말이다. 백학은 천지간에 아름다운 것만 취하여 그 몸을 보양하고 사기(死气)가 없는 가운데 살기때문에 장수한다고 한다.
  • 중국 동북지역의 편벽한 조선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해온지 28년이나 된다. 지난세기 90년대초부터 한국열이 불면서 나는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컸다.그래서 인터넷으로 전문 한국드라마,뉴스를 시청하였다.한국인 못지않게 드라마내용도 줄줄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취업비자 h-2를 따낸지 3년이 되였지만 소학교 다니는 아들 때문에못가게 되였다.2014년 아들이 소학교 필업시험을 마친 후 여름방학을 잡아서 한국행을 하게 되였다.나에게 너무도 큰 유혹의 나라였던 한국은 처음 타보는 비행기만큼이나 신비롭고 낯선 나라였다.공항에 내려서도 중국글과 한글로 된 길 안내표시가 잘되여서 쉽게 짐을 찾고 공항을 나섰다.다행히 언니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서 금방 버스를 타고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언니의 월세 반지하방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오후였다.문을 열자 습기가 찬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 누가 부르는 곳으로 즐겁게 달려갈 때 별은 당신의 발걸음에서 맴돌이칩니다 기쁜 심정으로 일할 때 별은 당신의 손바닥에서 도르르 구웁니다 흐뭇한 기분으로 정담을 나눌 때 별은 당신의 입안에서 돌돌 구웁니다 서로 싸우다가 화해하였을 때 별은 당신들을 안고 빙글빙글 원무합니다 정겨운 눈매로 산천경개를 바라볼 때 별은 당신의 눈앞에서 미소짓습니다 배설물을 처리하던 손으로 나 시를 쓸 때 별은 나 손끝에서 반짝반짝 빛납니다 별은 저 멀리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별은 바로 사랑으로 충만된 당신의 가슴 속에, 나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걸레의 독백 나는 긴다 매일 이 구석 저 구석 핥으며 기여다닌다 땀을 흘리며 먼지를 밥처럼 먹는다 눈물을 흘리며 오물을 마신다 짐승들의 발길에 짓밟히며 기고 또 긴다 참는다 참을 수 밖에 없다 나 할 일 태산같다 쓰레기들이 나를 짓밟고 온 세상이 나를 혹사하고 모욕해도 땅은 나를 알고 있다 살이 찢기고 뼈가 부서지고 피가 말라드는 나의 숨은 고통을
  • ​“생일축하 해~” 코로나 여파로 대학교 생활이 점점 지루해질 무렵, 로동절 며칠전 안전을 보장하는 전제하에 나갈 수 있다는 소식을 받았다. 마침 친구의 생일이면서 수업이 없는 날이라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두달만의 나들이에 나섰다. “아이고 힘들다.” 오랜만의 나들이다보니 체력이 많이 딸렸다. 샤워도 하고 세탁기도 돌리다 나니 시간은 벌써 저녁 7시가 다 되였다. “앗, 정전이다.” “이런, 따뜻한 물도 없어!” “숙제도 아직 못했는데…” 갑작스런 정전과 함께 모든 숙소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채팅방에서는 다들 정전됐다고 란리고 샤워를 하던 친구들은 황급히 숙소로 돌아오고 세탁기를 돌리던 친구들은 물이 주룩주룩 떨어지는 옷들을 가져가려 세탁방에 모였다. 그중에는 정전때문에 수업을 중단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어떤 친구들의 찬란한 얼굴도 있었다.
  • 엊저녁이다. 저녁상을 물리고 난 나는 할일없이 텔레비전 프로를 보고 있었고 안해는 친구에게 줄 두리모자를 뜨고 있었다. 두리모자는 벌써 네개째 뜬다. 봄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녀성들에게는 모자가 필수로 되는 모양이다. 그냥 모자가게에서 사다 써도 될 수 있을텐데 기어이 실로 떠서 쓰는 게 리해가 안 간다. 전화벨이 울린다. 한국에 있는 딸애로부터 위챗 련락신호가 온 모양. 핸드폰을 열어보니 광주리에 넘쳐나게 수북히 담겨있는 민들레의 영상을 보내온 것이다. 싱싱한 민들레 광주리를 가운데 배경으로 비쳐지는 손주녀석과 딸 그리고 사위의 웃는 모습이 화면을 메웠다. 마치 정성스런 품을 들여 배치한 촬영사의 작품인양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닮아있었다. “봄이 왔어요!” 핸드폰 속의 영상은 그렇게 분명히 말하며 웃고들 있었다.
  • 4300여년 전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 환웅이 깃든 박달나무, 하늘에 닿아 천신의 사다리가 된 그 박달나무가 바로 신단수다. 아기소원을 가진 웅녀와 결혼하여 민족의 시조 단군을 탄생시킨 신단수는 천신 환웅의 화신(化身)으로 단군의 부친토템이다. 고대인들은 우주의 질서가 천계(天界)와 지계(地界) 그리고 지하계(地下界)로 이루어졌다고 여겼고 이러한 우주구조의 수직관(垂直观)에 따라 하늘과 대지와 지하세계를 하나로 얽매여 련결시킬 수 있는 매개물이 즉 우주의 축(轴)이 수요되였다. 그런 축으로 나무이상이 없다고 여긴 선조들은 어떤 한그루의 나무를 선택하여 그것을 우주의 나무 즉 세계수로 삼았던 것이다. 이처럼 세계수는 인간의 의지가 심고 가꾼 나무다. 원시선민들의 관념에 그런 나무들은 뿌리로 지하의 샘을 빨아올리고 초리로는 하늘의 샘을 자아내리기에 영원한 생명의 원천과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였다.
  • 원 마음은 흰색이였다 구석진 곳에서 잠간 먼지 옷 입어서 보이지 않았지만 모가 나고 깔끔했었다 개도 안 먹는 납품서 땜에 밤낮 일해 끊어지고 고달픔에 닳아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원 마음은 흰색이였다 찬밥신세 밤이면 밤마다 온 하루밤 눈보라 차가운 긴 겨울밤 이 마음 끓는 피 다해 정성 담은 박스들을 컨테이너에 한차 한차 실어보내고 자정되면 식사한다 지친 두 다리 끌고 삼면의 벽 확 열린 집안 수송대에 둘러서서 어머니 떠난 향수(乡愁) 냄새 맡으며 달빛에 찬 바람을 말아 떠먹는 이 기분은 찬 밥 신세 까만색이 바래면 또다시 찬란한 아침이련만 어쩐지 찬 이슬은 자꾸 눈초리에 매달려 흔들거린다 모국의 잊을 수 없는 밤 목이 꺽 메는 찬 밥 -겨울의 한 택배물류센터 야간작업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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