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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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생일축하 해~” 코로나 여파로 대학교 생활이 점점 지루해질 무렵, 로동절 며칠전 안전을 보장하는 전제하에 나갈 수 있다는 소식을 받았다. 마침 친구의 생일이면서 수업이 없는 날이라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두달만의 나들이에 나섰다. “아이고 힘들다.” 오랜만의 나들이다보니 체력이 많이 딸렸다. 샤워도 하고 세탁기도 돌리다 나니 시간은 벌써 저녁 7시가 다 되였다. “앗, 정전이다.” “이런, 따뜻한 물도 없어!” “숙제도 아직 못했는데…” 갑작스런 정전과 함께 모든 숙소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채팅방에서는 다들 정전됐다고 란리고 샤워를 하던 친구들은 황급히 숙소로 돌아오고 세탁기를 돌리던 친구들은 물이 주룩주룩 떨어지는 옷들을 가져가려 세탁방에 모였다. 그중에는 정전때문에 수업을 중단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어떤 친구들의 찬란한 얼굴도 있었다.
  • 엊저녁이다. 저녁상을 물리고 난 나는 할일없이 텔레비전 프로를 보고 있었고 안해는 친구에게 줄 두리모자를 뜨고 있었다. 두리모자는 벌써 네개째 뜬다. 봄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녀성들에게는 모자가 필수로 되는 모양이다. 그냥 모자가게에서 사다 써도 될 수 있을텐데 기어이 실로 떠서 쓰는 게 리해가 안 간다. 전화벨이 울린다. 한국에 있는 딸애로부터 위챗 련락신호가 온 모양. 핸드폰을 열어보니 광주리에 넘쳐나게 수북히 담겨있는 민들레의 영상을 보내온 것이다. 싱싱한 민들레 광주리를 가운데 배경으로 비쳐지는 손주녀석과 딸 그리고 사위의 웃는 모습이 화면을 메웠다. 마치 정성스런 품을 들여 배치한 촬영사의 작품인양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닮아있었다. “봄이 왔어요!” 핸드폰 속의 영상은 그렇게 분명히 말하며 웃고들 있었다.
  • 4300여년 전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 환웅이 깃든 박달나무, 하늘에 닿아 천신의 사다리가 된 그 박달나무가 바로 신단수다. 아기소원을 가진 웅녀와 결혼하여 민족의 시조 단군을 탄생시킨 신단수는 천신 환웅의 화신(化身)으로 단군의 부친토템이다. 고대인들은 우주의 질서가 천계(天界)와 지계(地界) 그리고 지하계(地下界)로 이루어졌다고 여겼고 이러한 우주구조의 수직관(垂直观)에 따라 하늘과 대지와 지하세계를 하나로 얽매여 련결시킬 수 있는 매개물이 즉 우주의 축(轴)이 수요되였다. 그런 축으로 나무이상이 없다고 여긴 선조들은 어떤 한그루의 나무를 선택하여 그것을 우주의 나무 즉 세계수로 삼았던 것이다. 이처럼 세계수는 인간의 의지가 심고 가꾼 나무다. 원시선민들의 관념에 그런 나무들은 뿌리로 지하의 샘을 빨아올리고 초리로는 하늘의 샘을 자아내리기에 영원한 생명의 원천과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였다.
  • 원 마음은 흰색이였다 구석진 곳에서 잠간 먼지 옷 입어서 보이지 않았지만 모가 나고 깔끔했었다 개도 안 먹는 납품서 땜에 밤낮 일해 끊어지고 고달픔에 닳아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원 마음은 흰색이였다 찬밥신세 밤이면 밤마다 온 하루밤 눈보라 차가운 긴 겨울밤 이 마음 끓는 피 다해 정성 담은 박스들을 컨테이너에 한차 한차 실어보내고 자정되면 식사한다 지친 두 다리 끌고 삼면의 벽 확 열린 집안 수송대에 둘러서서 어머니 떠난 향수(乡愁) 냄새 맡으며 달빛에 찬 바람을 말아 떠먹는 이 기분은 찬 밥 신세 까만색이 바래면 또다시 찬란한 아침이련만 어쩐지 찬 이슬은 자꾸 눈초리에 매달려 흔들거린다 모국의 잊을 수 없는 밤 목이 꺽 메는 찬 밥 -겨울의 한 택배물류센터 야간작업현장에서

  • ​천천히란 뜻풀이를 흘러내리는 진물에서 읽었다 자갈에서 바위까지 멍 때리고 가다 굽이돌 때 삭정이 하나도 언덕이란 걸 알았다 절망을 참으며 기여 온 여기까지 타액으로 균형을 바로잡기엔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했을 뿐이다 홀로 감당하기 힘들어 느린 절주로 화풀이를 해봐도 잡생각으로 풀 수 없다는 걸 알고 부지런히 옮겨지는 몸체가 찍은 도장이란 것도 알았다 한뼘이 하루의 품삯이 되더라도 허울을 버려야 하는 섭리 속에 배고픔을 잊게 만드는 먼 거리 가는 길이 톱는 오르막이란 걸 믿었다 살아간다는 숨소리가 살아있다는 것 얼굴 주름 한 올 휘여서 갈고리를 만들었더니 걸린 게 빛이라 벗어나려는 한낮이 보금자리 틀고 허리 쉼해 땀이 나는 나 훔쳤더니 하늘에 갈고리가 뜬다 무지개였다 맑은 날의 무재기는 드문일인데 땡볕에 휘여 있는 저 그림 한폭 그걸 얼굴이라 썼더니 못난 자화상으로 된 듯 나도 저렇게 살아남기를 다짐하면서
  • 따스운 해살과 비단결 실바람이 파아란 하늘에서 만나던 날 고드름 매달린 빙설의 처마 밑에서 락수물 떨어지는 가락이 울리였다 그것은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다가오는 소리였다 델타와 오미크론*의 발톱에 마구 찢기고 멍든 고개를 넘어 하늘의 뜻을 받든 섭리의 자연이 또 하나의 봄을 해산한 것이다 아픔과 슬픔을 딛고 삼동의 사슬을 끊어버린 바람 고운 해토의 양지에서 연록의 머리를 들고 부활을 꿈꾸는 새싹의 정신은 얼마나 눈물겹도록 사랑스러운가
  • 너 나의 목숨이 불안하고 너 나의 장래가 기약없는 미래일 때 이제 세상을 당금 끝내는 사람의 심정으로 사랑시 한수 남기고 싶다 아직도 너무나 미련 많은 세상 아직도 너무나 미련많은 이 땅떵어리 날마다 그리운 너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많은 사랑을 미처 주지 못했는데 언제 어디에서 인사도 없이 바람처럼 훌훌 가벼이 떠날 수도 있는 이 계절 참담한 현실이 나를 서두르게 한다
  • 운명의 질곡에 내려 앉아 내불지 못 한채 묵묵히 피고 지는 꽃들에겐 어떠한 속정들로 애타고 있을걸가 혹독한 겨울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 갈매기가 쓸쓸한 낙도를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결코 무엇이였을가 나는 왜 모든 유산을 뿌리치고 배낭 하나에 별과 여한과 백의의 혼만 담고 이방이 아닌 이방에서 방랑해야만 했었던가 오늘도 계절을 잃은 텅 빈 창공은 빨간 태양을 등에 메고 스쳐가는 철새 떼의 비명소리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새한테는 둥지가 있고 개미한테는 굴이 있다 따뜻한 둥지 아늑한 굴 나에게 고향은 돌아갈 둥지이고 굴이다 나무잎 떨어지며 뿌리를 덮고 바람은 불어와 강물을 휘젓는데 가을바람이 옷자락 들추며 락엽이 우수수 떨어지니 고향 생각에 마음이 추워난다 고향의 산 그대로 서 있고 고향의 강은 그대로 흐르건만 만나는 얼굴 생소하고 들리는 말투 달라졌다 고향이라 찾아 왔건만 사랑을 속삭이던 보금자리 종적을 감추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오매에도 그리던 고향이런가 여기가 정녕 꿈결에 떠오르던 고향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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