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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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고향마을 하면 떠오르는 건 나지막한 토벽집, 이집 저집으로 이어진 좁은 길, 바자에 둘러싸인 채마전, 말끔히 쓸어놓은 마당과 돼지우리, 그리고 집집마다 가리여놓은 낟가리들이다. 고향의 이러한 이미지들 가운데서 낟가리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낟가리는 가장 흔하게 봐오던 고향의 이미지였으나 90년대 이후에 태여난 젊은이들은 아마 낟가리를 보지도 못했거나 낟가리의 뜻을 알고있을는지도 의문이다. 낟가리는 털지 않은 곡식을 그대로 쌓은 더미를 말하기도 하고 나무, 풀, 짚따위를 쌓은 무지를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나무를 쌓은 무지를 가리켜 하는 말임을 지적하는 바이다. 예로부터 밥을 짓거나 방을 덥히거나 모두 땔나무의 신세를 보지 않으면 안되였는데 당시의 땔감은 주로 새나무나 벼북데기였다. 한해의 땔나무를 마련하는 것은 동네 집집마다의 대사로 꼽힌다. 7, 8 월에 들에 나가 양낫으로 새나무를 베여넘겼다가 마른 후 단으로 묶어 무져둔다. 초겨울이면 그것을 실어들여 집주위 높은 지대를 선택하여 낟가리를 가린다. 낮은 지대는 여름철 비물이 고여 나무가 썩기때문이다. 나무 낟가리는 아무렇게 쌓아서 되는게 아니다. 나무단을 빼내 쓰기에도 편리해야 하거니와 큰 바람 불어도 끄떡없고 비가 와도 비물이 속으로 새지 않게끔 엄밀해야 한다.
  • 인간을 탄생시키고 인간을 보호하는 자연은 인간의 조상신이다. 연변의 한 가요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아빠야 엄마야/ 우리 함께 같이 살자야/ 해도 있고 달도 있는/ 푸른 하늘 집처럼” 해를 아빠로 삼고 달을 엄마로 삼은 것이 분명하다. 잘 된 노래다. 정말로 해가 없고 달이 없다면 인간이 생길 수 있었을가?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다. 남영전시인의 토템시 ‘해’와 ‘달’에서 해는 부성을 상징하고 달은 모성을 상징한 것이 그래 우연한 일일가? 그런데 왜 곰과 같은 동물도 조상신(토템)으로 삼고있을가? 왜 박달나무같은 식물도 토템으로 삼았을가?지금까지 일부 독자들이 깨닫지 못하는 문제이다. 그건 원고선민들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이다. 토템연구자들은 바로 고대선민들의 세계관을 빌어 이 문제를 사고하고 있다. 원시인들이 곰을 보는 시각은 어떠했고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했을가?
  • 오월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짙어가는 푸름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계절은 바뀌여가고 창밖의 풍경도 빠르게 바뀐다. 집앞 거리 량켠의 키작은 나무들이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고 있건만 원예사의 손길이 닿은지 오래되여 제멋대로 바람따라 흔들거리고 일렬로 쭉 서있는 이름모를 나무는 며칠 전까지만 하여도 부연 줄기에 연두색 이파리가 몇개 나더니 밤을 자고 일어나니 제법 록색을 띤 나무잎들이 맞은 켠 4층 건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졌다. 강가의 버드나무는 제비가 돌아와 그네를 뛰여도 될만큼 물이 올랐고 멀리 강 너머 산에 띠염띠염 보이던 푸른색이 어느새 온 산을 뒤덮으며 바위의 기세를 눌러버린다. 모든 푸름은 같은 듯 또 다르다. 연하고 진하고 상큼하고 강렬한 제 각각의 푸름이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너울거려 가슴을 설레게 한다.
  • 할아버지 옛말 엿가락처럼 뽑아내며 정감의 씨앗 심어주신 분 지게로 산을 옮기셨다 어깨로 가문을 떠메셨다 언성 한번 높이면 창호지 바르르 떨었다 격랑 치째는 준치 같았고 검은 구름 쪼개는 번개 같았다 평생 불같이 살다 가셨기에 남아있는 그 이름 호랑이영감! 할머니 나를 위해서라면 며느리와도 ‘전쟁’할 만큼 끔찍하셨던 분 자신의 아들보다 나를 더 알뜰살뜰 챙겨주셨던 분 항상 부담이 없고 편하고… 어쩌면 엄마보다 더 끌렸던 분 바쁜 엄마 대신 ‘엄마’ 되시고 나를 누구보다 더 고와하신 분 외우시던 손비는 보지 못했지만 나에게 사랑과 믿음만을 주신 분 삼촌 키가 훤칠한 아버지와는 달리 왜소하고 앙바틈했어도 통머리 하나 체통보다 크고 마음 하나 항상 넉넉했다 아버지가 좀자르는 일도 확실하게 끊고 맺던 사나이 나의 멋진 우상이였고 나의 정신 지주였다 아버지와는 속 풀기 어려웠지만 삼촌에게 속을 보여주면 종종 해박한 조언으로 내 마음 사로잡은 사람 필경 삼촌이여서 작은아버지 되였어도 무람없이 롱담도 잘 받아주는 내 인생의 점잖은 참모같은 사람
  • 여린 풀 낮출대로 낮추고 살기에 바람의 심술에도 허리가 부러지지 않는다 자잘한 꽃 한송이 못피워도 욕심을 버렸기에 질투를 모르고 살아간다 서로가 손을 잡고 하나로 뭉칠줄 알기에 어려워도 용케도 뻗혀간다 파랗게 진정으로 웃는 웃음 거짓을 모르기에 해살처럼 찬란히 눈부시다 청명 올해따라 어쩌라고 파란 하늘 거울처럼 맑지고 해살이 서리차게 눈부실가 오매불망 그리운 아빠 엄마 구름타고 오는 소리 마음에 오롯이 들려온다 쏟아지는 해살아래 꿇어앉아 술석잔 부어놓고 설레이는 가슴으로 기다린다 이제 금시 거짓같이 만나서 그리움을 토해가며 웃음으로 펼쳐갈 이야기 풀잎에 걸터앉아 꿈을 꾸는 행복한 잠자리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걸가 마음을 열어라 따스한 봄날이 웃어주면 개나리 진달래 남먼저 깨여나 기지개 켜다가 기침한다
  • 해돋이 해가 솟는다 아득한 흥개호 수평선 저 끝에서 희망을 안고 오는 눈부신 천사 정감의 나래를 펼치고 청순을 토하며 흥개호의 새날을 연다 하늘엔 금빛 날리고 물속엔 은빛이 알른거린다 아침 해빛으로 빚어진 흥개호 떠오르는 붉은 해와 마주 웃거니 오, 흥개호 해돋이, 숨쉬는 청춘이여! 파도 맥박치는 흥개호의 격정을 읊조리며 출렁출렁 해빛을 깨쳐 꽃무지개 세우고 흰 갈기를 날리며 어리광치는 파도 세차게 설레이는 흥개호의 숨결! 서로 밀고 당기고 부축하면서 높이 솟았다 와르르 무너지며 유연한 가락으로 백사장과 속삭이는 파도 흥개호의 자랑! 돛배 가벼이 파도를 밟고 선 돛배 물결은 넘나치며 배몸을 흔들어도 바람의 손길에 몸을 던지고 높이 솟았다 내려앉았다 숨박곡질하며 나래치며 춤추며 미끌어져 간다 어민들의 분투의 얼을 한몸에 담은 돛배 하얀 꿈의 자락 하늘에 펼치고 일어나는 물보라를 웃음으로 지우며 보람찬 하루의 뜻깊은 삶을 흥개호 파도우에 고이 심는다
  • 필자가 ‘남영전토템시의 문화상징’에서 자주 언급하게 되는 자연,자연물체 및 자연현상이 무엇인가를 문의하는 독자들이 더러 있다. 해설문이란 모름지기 누구나 척 보면 알아보기 쉽게 써야 하는 법인데 아마 필자의 수준미달로 해서 조성된 듯 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였다. 1. 자연이란 무엇일가 사전의 해석이야 여하튼 각필하고, 필자의 인식에 의하면 자연이란 인간의 의식과는 관계없이 존재하는 물체와 현상들이다. 말하자면 사람의 의지에 의해서 좌우지되지 않는 객관존재가 자연이다. 하늘, 땅, 산, 바다, 삼림, 초원, 동물, 식물 등 대자연은 우리의 의식과는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2. 자연물체 인간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동물, 식물 및 기타 자연물들을 통털어 자연물체라고 할수 있다. 곰, 범, 사자, 개, 돼지, 닭 등은 동물계에 속하는 물체이고 나무, 풀, 꽃 등은 식물계에 속하는 물체이다. 그외에 우리의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양, 달, 별 등은 천문계에 속하는 물체이다.
  • 가는 님 묶으려 앙상한 팔 내민다 마른 손 더듬는다 아랑곳하지 않고 거들떠보지 않고 뿌리치는데 차거운 님은 앵- 앵- 그래도 못잊어 으스럼 속에 묻힌 거치른 산마루 실루엣에 매달려 재너머에 키돋움하는 애탄 그리움 떠난 님 찾느냐 오는 님 맞느냐 기약도 없는 세월 속에 겨울나무 외투 벗기우고 알몸 드러낸 성자가 앙상한 팔 뻗쳐 허우적거린다 갈라터진 입술의 신음소리에 몸부림치며 바르르 떤다 매달렸던 잎새들의 기억마저 지워버린다 등불도 눈물에 젖은 이 밤 산마루에 걸려 키돋움하는 초승달이 기약없는 사랑을 꿈꾼다
  • 해마다 오늘이 되면 떠 올리게 됩니다 거룩한 그 이름 모. 택. 동! 그 이름 뜻은 높고 기치는 선명하였습니다. 그 이름 이미 백년이라는 력사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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